2006/01/22 05:08
먼여행님의 그림자의 노래 첫번째

그림자의 노래, 아홉번째


나는 지윤의 뺨에 손을 가져갔다. 지윤이 움찔 얼굴을 물렀다. 욱신 가슴이 에이며 코끝이 매웠다. 너를 다치게 하지는 않아. 나는 지윤의 뺨에 손끝을 가만히 대었다. 부드러웠다. 나는 입술을 대었다. 거칠게 말라붙은 입술에 닿는 감촉이 가슴아팠다. 심장이 뛴다. 내 뺨을 대었다. 지윤이 눈에 띄게 말랐다.
1인 병실은 어둑하니 밝지 않았다. 어슴프레한 속에서도 지윤의 눈밑이 검은 것이, 말라서 뺨이 우묵하니 패인 것이 보였다. 어째서 이리 말랐을까. 이 사람이 네게 이렇게 소중한가. 뺨을 애무하듯 쓸고 귓불을 입술에 담는데 지윤이 떨었다.

"원진희......?"

내 이름. 지윤이 내 이름을 부른다. 나는 지윤의 양 어깨를 감싸쥐었다. 환자가 있기에 병실은 언제나 훈훈하다. 그러나 지윤은 떨고 있었다. 추운가. 어깨를 만지던 손을 들어 지윤의 이마를 쓸어올렸다. 살갗이 뜨거웠다. 아니, 내 손이 서늘하다. 미안했다. 데워주고 싶었다. 나는 대신 지윤의 입술을 더듬었다. 서늘한 손끝에 지윤이 토하는 숨결이 뜨겁게 끼쳤다. 혀로 지윤의 입술을 핥으면서 나는 그 숨결을 들이마셨다. 즐기던 커피도 마시지 못했는지 언제나 커피향이 아련히 감돌던 입에선 갈증의 맛만이 진할 뿐이었다. 말라붙은 입술, 뜨거운 살갗, 건조한 열기가 감도는 몸이라니 오히려 네가 더욱 병자같구나.

"원진희...!"





by 추선비 | 2005-11-15 00:19 | 그림자의 노래 | 관련글(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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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먼여행의 정류장, 역장의 노트 | 2006/03/08 16:15 | D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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